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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그대의 무지가 그대를 지옥으로 데려간다: 드래그 미 투 헬


드래그 미 투 헬
감독 샘 레이미 (2009 / 미국)
출연 알리슨 로만,저스틴 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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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 데드>라는 영화로 익히 명성을 들어온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라

영화 선택에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그女 때문에

잠시 관람을 망설였더랬다.

고통을 감수하고 나를 위해 같이 영화를 봐준 그女가 고맙다.

그女는 음산한 음악이 깔리기 시작하면 손으로 눈을 가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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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되기 위해 지점장의 신임을 얻어야 하는 은행원 크리스틴은

실적을 올리기도 하고 은행에 피해를 주는 악성 채무자들을

잘 관리해야 할 절박한 처지에 있다.

 

그런데 어느날 크리스틴을 찾아 온 노파는

은행의 경매로 집에서 나 앉게 됐다며 대출 연장을 호소한다.

 

천성이 여린 크리스틴은 지점장에게 대출 연장을 건의하지만

지점장은 크리스틴에게

은행은 회사의 손해를 끼치는 일을 하는 사람을 팀장으로 뽑을 수 없으며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결단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고는

대출 연장의 판단을 크리스틴에게 위임한다.

 

아무리 여린 크리스틴이지만 눈 앞에 둔 팀장 승진을 발로 차 버릴 수는 없는데

지점장실을 나서는 크리스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책상 위에 손님용으로 놔둔 사탕을 챙기는 노파의 모습이다.

 

노파의 얄미운 모습으로 대출 연장을 거절하는 명분에 힘이 실리고

크리스틴은 노파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연장은 안된다며 양해를 구한다.

 

노파는 최후 수단으로 무릎까지 꿇으며 애원하고

끝내는 크리스틴에게 가장 사악한 악마인 흑염소 악마, 라미아(Lamia)의 저주를 내린다.

 

집시 노파는 크리스틴의 소매 단추를 떼어내어 단추에 대고 주문을 외운 후

그 단추를 다시 크리스틴의 호주머니에 넣는다.

이제 크리스틴은 단추의 주인인 이상, 그 저주를 벗어날 길이 없게 된다.

 

이제 크리스틴은 3일 동안 악마 라미아에게 혹독하게 시달리다가

지옥으로 끌려갈 운명이다.

 

영매 램재스로부터 단추를 누군가에게 주면

라미아가 바뀐 단추의 주인을 데려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된 크리스틴은

누군가에게라도 단추를 주기 위해 식당에서 단추의 주인이 될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크리스틴에게 그 일이 만만치 않다.

자신을 궁지에 몰리게 한 직장 동료나

죽음이 임박해 보이는 환자,

불친절한 웨이트리스에게도 ...

단추를 주자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여리고 착한 크리스틴은 자신이 살기 위해 이 사람들을

지옥에 보낼 수가 없다.

 

그러다가 비록 죽었지만

저주를 퍼부은 당사자인 집시 노파에게  

단추를 주기로 한다.

 

이제 단추의 주인이 된 노파는

거대한 악마인 라미아에게 무덤에서 끌려나와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랬더니 모든 것이 달라진다.

팀장이 돼 달라는 지점장의 전화를 받고

남자친구와 즐거운 기차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크리스틴을 괴롭혔던 모든 악몽이 사라진 것이다.

 

아...

그러나 샘 레이미는 반전을 만들어 놓았고

이 반전으로 영화는 영성의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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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도 지옥으로 간다...?'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가라.'라는 뜻의 제목을 살펴보면

착한 사람이건 나쁜 사람이건 상관없이

정작 자신을 지옥으로 드래그(drag)시키는 사람은 자신이다.

 

지옥으로의 입장은 선악과는 상관없다.

누구든 무지(無知)라는 티켓을 들고 있는 이는

그가 지옥행을 원하지 않아도

티켓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지옥으로 가는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세상이 지극히 사랑스러워 보여도

무지하다면 지옥이다.

곧 무지가 지옥인 것이다.

 

에이 그래도 마음이 여리고 착한 크리스틴인데 ...?

 

"아니 어쩔 수 없어...

이게 세상의 이치니까~

영원히~"

 

그러고보니 개콘 안영미는 무서운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2009.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