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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 천국>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이 영화를 보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완성도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배급사나 포털 측의 영화 담당자에 의해 아니면 영화제작 때부터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영화의 장르가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스릴러물은 완성도가 높지 않을 거라는 고정관념은
<시네마 천국>의 명콤비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꼬네로도
넘지 못하는 벽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처음엔 음악이 좀 앞서가는 듯 했다.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영화가 끝날 때 쯤엔 엔니오의 음악이었다는 것을 다시 상기하게 했다.
좌석 한 칸을 잘 못 앉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들어온
관람객과 잠깐 실갱이 하느라 앞 부분을 놓친 부분이 있는데
영화의 도입이 충격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나친 의미 부여 같긴 한데
인신매매를 위해 거의 알몸으로 서 있는 세 명의 여인들이
알몸을 드러냈음에도
그들이 쓴 가면으로 인해 '알려지지 않고(언노운) 있다'는 것은
어떤 상징을 드러내는 거 아닌가 하고 느껴졌다.
걱정했던 '미스테리 스릴러'는
끊임없이 영화 저변으로 흘렀다.
그리고 플래쉬 백(Flash Back)을
이 영화처럼 잘 사용한 경우도 드물지 싶다.
플래쉬 백은 주인공 이레나의
트라우마를 한꺼풀씩 벗겨내어
언노운(unknown)을 노운(known)으로 바꿔 주었다.
아, 그리고 충격적인 영화의 결말
누구가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을 걸게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레나의 미소는 ...
뭐라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담고 있다.
아마 그순간의 어떤 대사라도
지금 만큼의 영화의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 미소 ...
모든 것이 지난 후에 찾아온 편안함 같은 것인지...?
재밌지 않아...? 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어떻게든 사는게 인생이라는 거 같기도 하고 ...
200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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