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

뜻은 좋으나 길을 잃다: 바더 마인호프


바더 마인호프
감독 울리 에델 (2008 / 독일,체코,프랑스)
출연 마르티나 게덱,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요한나 보칼렉,브루노 간츠
상세보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데 많이 씁쓸했다.

혁명의 어려움을 확인한 것도 그렇고

영화의 결말을 보면 혁명은 아직도 계속 된다는 것 같은데

정말 뭘 어쩔려고 그러는 건지... 도 파악이 잘 안되어서 그런 것 같다.

 

단정짓기는 좀 그렇지만

역시 대중(大衆)-무리중은 무지하다, 어리석다라는 뜻을 내포하는 한자임-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는

요원한 거 아닌가 하는 미심쩍음을 재삼 확인한 거 같아 더욱 씁쓸했다.

 

영화를 보기 몇 일 전서부터 그랬는데

깨어난 시민에 의해서 만이 민주주의가 완성될 것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던 차였다. 

 

분명 민주주의는 깨어난 시민 만의 것은 아니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구현은 모든 구성원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전제를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 한다면

이는 심각한 이율배반에 직면한다.

 

민주주의가 완성되면 그 민주주의의 수혜를 입을 다수...

그러나 정작은 그 다수가 깨어나지 못했기에 

그들 스스로가 알든 모르든 그들 자신이

민주주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아이러니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뜻을 세워 혁명을 완수하려고 하나

도중에 길을 잃은 까닭이 그것이다.

 

혁명의 주체가 깨어있지 못하니

그들의 말로가 암담할 것은 자명했다.

 

영화 <바더 마인호프>는

함께 잘사는 세상에 이르기 위해선

어찌해야 할 지를 알려준

훌륭한 텍스트다.

 

영화적으로도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딸린다.

길을 잃은 듯 보였다.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뜻은 좋으나 길을 잃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이것이 뜻도 좋고 제대로 길을 가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다.

 

2009.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