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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서 마법으로

<무지>와 용기


공교롭게도 자신이 <무지>했음을

아는 것은 자신이 느끼게 됐을 때 뿐이다.

 

<무지>의 속성상,

다른 사람의 지적은 전혀 소용이 없다.

 

자신의 <무지>를 돌아보는 것은

에고가 용납하기 어려운 일 중에 하나다.

 

에고의 상처는 쉽사리 치유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상처가 피워올리는 분노의 불길은 맹렬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때가 마법의 순간이다.
모든게 남김없이 소진될 때,

비로소 무엇이 피어난다.

 

화염에 휩싸였을 때는
끝이 보이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수북히 쌓인 잿더미 위로

삶이라는 여전한 새싹이 꿈틀거린다.

 

그러나 새롭게 돋는 싹은

삶이 어제의 삶이 아니라 한다.

 

상처로 얼룩졌어야 할 에고가 불태워진 자리에
돋아나는 새싹은

그래서 우리가 절망하지 않아야 할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무지>는 자신이 무지하지 않다라는
믿음이 굳건할수록 더 견고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무지>했음을 알아차리는

한 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동시에 상처받을 에고는 자신의 <무지>를 알아채는 순간
사라지기에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다.

 

비극이 마법이 되는 데는
다른 누구의 손길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고 수용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20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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