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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화려한 휴가'를 보다 화려한 휴가 감독 김지훈 (2007 / 한국) 출연 김상경,안성기,이요원,이준기 상세보기 '그대 아직 분노하는가?' ...... 영화 '화려한 휴가'는 영화 보는 내내 시종 아픈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줄기차게 눈물을 흘렸던 적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아마 눈물로라도 관자놀이를 적셔주지 못한다면 가슴의 조여옴을 어쩌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며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그 물음... '그대 아직 분노할 수 있는가?' 나 못지 않게 눈물을 훔치던 그女의 얼굴 역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망각의 江으로, 생활이라는 편리한 변명으로 제껴두었던 분노들이 낯설어선지 나서지 못한 채 가슴 저쪽으로 지.. 더보기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감독 톰 튀크베어 (2006 / 독일,프랑스,스페인) 상세보기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몇 안되는 나의 독서이력에도 불구하고 탐독하다시피 했던 작가 중에 한명이다. 로 시작해서 ,,, 로 이르기까지 한때 그의 작품에 대한 탐닉이 중독에 가까웠던 적이 있다. 역시 쥐스킨트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해괴한 분위기 때문에라도 단숨에 읽어내려 갔었다. 그런 까닭에 영화 는 한적한 일상을 충분히 적셔 줄 단비가 되었다. 냄새라는 소재가 어떻게 영상화 되었을까라는 직업적인 호기심과 오래 잊고 있던 예전 독서물에 대한 향수가 영화를 보는 또하나의 재미가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글읽기보다는 영상에 친숙해져서인지 영화를 다 보고나자 소설에선 감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해석이 떠올랐다. 나는 쥐스킨트가 .. 더보기
영화 '밀양'을 보다 밀양 감독 이창동 (2007 / 한국) 출연 송강호,전도연 상세보기 한국영화는 돈 아까와서 극장에서 보지말아야겠다는 오랜 고정관념도 깰 겸, 주위 분들의 영화'밀양'에 대한 극렬한 칭찬도 확인할 겸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의 연기도 볼 겸해서 그女와 함께 집 근처 심야영화관에서 '밀양'을 봤다. 이창동 감독은 예전에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인상깊게 읽고 기억했던 이름이다. 밀양(密陽) ... Secret Sunshine ... 결과적으로 난 이런 영화가 좋다. 용서에 관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믿음에 관한 영화 같기도 하면서 자신의 구원에 관한 영화 같기도 했다. 영화는 일상의 편린들을 통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주었다. 이감독님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 카메라는.. 더보기
브로크백 마운틴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이안 (2005 / 미국) 출연 히스 레저,제이크 질렌할 상세보기 새벽 심야영화로 브로크백 마운틴을 봤다. 중국계 감독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미국 언론은 이 영화를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피곤함에 옆에서 꾸벅거리며 조는 그女 몰래 엔팅 크레딧이 올라가며 흘러나오는 노래에 눈시울이 젖었다. 차품명가에 의하면 좋은 차는 맛과 향이 은은하고 오래간다고 하는데, 이 영화가 그렇지 않을까 한다. 영화 초반 지루할 정도로 두 주인공의 양치며 겪는 에피소드들이 보여지는데 영화가 다 끝나고 나자 그 모습들이 오히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지워지지 않을 젊은 날이며 어쩌면 그 때의 열병으로 인해 평생 안고 가게 될 그리움들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쓸쓸하게 했다. 두 주인공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