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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기적을 증거하다" -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9 / 미국)
출연 맷 데이먼,모건 프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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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리뷰는 Daum 무비로거 리뷰 포스트입니다."  

 

 

 

영화 좋다. 그리고 영성이 있는 영화다.

그런데 영화 보는 내내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는 것은 비단 나뿐은 아니었으리라.

왜 그랬을까? ....

 

 

영화에 대한 정보없이 선입견으로만 본다면,

속으로 이러기 십상이다. '이 영화 뭐야? 어째, 재미없을 것 같다.' 

(사실 재미로만 따진다면 흔쾌히 손들기는 뭣하다, 그래도 나는 손을 들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럭비...?'

'이거 무슨 얘길 할려고 그러나...?' 이렇게 말이다.

 

 

솔직히 영화가 미심쩍었다.

그런데 정작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저버려서 그런지

의외로 영화는 좋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

 

끝나고 나서 '잘 봤다.' 하면서 크레디트 올라가는 걸 보니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아, 클린트 이스트우드...

석양의 무법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입 한쪽 끝으로 시가를 지그시 문채

정처없는 눈매로 먼곳을 응시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카메라에 상반신과 표정을 살짝 비쳐주고 모래바람 이는 황무지로 표표히

사라져간 어릴적 영웅,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는 기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꼼꼼하게 따라 간다.

영화의 스토리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감동이 더한듯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로 유명한 나라였다.

1994년 27년간 옥살이를 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모건 프리먼)이 되면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무너지고 흑인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자

흑백 간의 뿌리깊은 반목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백인의 흑인에 대한 멸시도 뿌리 깊었지만 

백인에 대한 흑인의 증오도 만만찮았다.

 

만델라 대통령은 자신이 인종차별의 희생자였으면서도

진정으로 백인들을 용서하였다.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아보면 알게 되지만

편견을 고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런데 만델라 대통령은 그걸 해냈다.

국민이 하나가 된 것이다. 럭비를 통해서 ...

 

 

 

 

흑인 선수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백인으로 구성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대표 럭비팀 '스프링복스'는

백인들에게는 자존심이었고, 꼭 그만큼

흑인들은 스프링복스를 경멸했다.

 

정권이 바뀌어 스프링복스를 해체하려 하자,

만델라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말린다.

 

백인들의 자존심인 '스프링복스'의 해체는 지난 정권에 대한

감정적인 복수에 불과하며, 서로에 대한 복수라는 악순환을 끝내는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것이다.

 

오히려 만델라 대통령은 럭비팀 주장 프랑소와 피나르(맷 데이먼)를 초대하여

1995년에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해 달라고 부탁한다. 

 

당시 국가대항전에서 연전연패하는 스프링복스의 월드컵 우승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정작 문제는 기적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의 무의식이었을 것이다.

 

만델라 대통령은 흑백으로 나뉘어진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는 일과

럭비팀이 우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국민의 패배의식과 싸우는 일을

동시에 치뤄내야 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 일이 일어났다.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기적처럼 보이는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준다.

 

그것은 영감을 주는 것이다. 

그 영감은 끊임없이 프랑소와 피나르(맷 데이먼)을 일어서게 했고

스프링복스를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게 했다.

 

인간에게 기적이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준 이 영화는 아니 이 이야기(실화)는

인간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지도 모르겠다.

 

 

 

 

PS.

만델라 대통령이 영감을 받았던

그래서 프랑소와에게 보낸 편지에 적어 주었던 '인빅터스'라는 시를 옮긴다.

 

 

 

 

인빅터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뒤덮은 밤의 어둠 속에서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께 감사하노라
내게 정복 당하지 않는 영혼 주셨음을

 

환경의 잔인한 손아귀에 잡혔을 때도
나는 움츠리거나 울지 않았노라
운명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내 머리는 피 흘리지만 굴하지 않았노라
 
분노와 눈물의 이곳 저 너머에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허나 오랜 재앙의 세월이 흘러도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으리라

 

상관치 않으리라, 천국의 문 아무리 좁고
어떤 지옥의 형벌이 날 기다릴지라도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

 

                                                                                                   윌리엄 E 헨리

 

 

           * 인빅터스(invictus)는 정복되지 않는 자들(unconquered)이란 뜻의 라틴어

 

 

 

 

참,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났던 거...

만델라 대통령의 어떤 점과 닮았다고 생각되었었는데 ...

그래서 더 뜨거운 눈물이 복받쳤는지도 모르겠다.

 

 2010.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