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 (2008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란쳇
상세보기


인터넷 어디에서인가 영화의 제목을 보았을 때부터 끌렸던 영화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다. 
보통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선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주변의 입소문이나 
감독이 누구인지 출연진이 누구인지가 고려의 대상이 되는데,
이 영화만큼은 제목이 주는 신선함에 무작정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 영화는 3번의 관람시도가 무산되고 4번째만에 보게 되었다.
한번은 무작정 영화관에 찾아가서 표를 끊을려다가
그女와 떨어진 채 관람할 수 있는 좌석만 남아 관람을 포기했고,
한번은 인터넷 예매를 했는데 무슨 오류로 관람 당일날 티켓발행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은걸 알게 됐다.

그리고 세번째는 예매가 잘 됐는데 회사 업무가 밀리는 바람에
관람을  연기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관 좌석에 앉으며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여기에 앉게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가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
브래드 피트나 노인으로 태어나는 아기의 분장이 얼마나 사실적일지가 궁금해졌고,
그 의문들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풀렸다.

무슨 클라이막스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는데도
166분의 짧지않은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아마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리라 여겨진다.
어떤 극적인 순간들의 연속보다는 소소한 일상들이 쌓여 인생이 채워지는 것 아닐까하는...
그 소소함 속에 만남과 이별이 있고, 사랑이 있는 게 아닐까...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레일 위로 모든 것이 떠나간다.
벤자민은 그 레일 위에서 역주행한 유일한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시간을 거슬러 산 벤자민은 행복했을까?


벤자민은 전쟁에서 자식을 잃고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든 영화 속의 어떤 시계공의 염원처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한 사람들의 염원이 잉태한 인물로 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을 거꾸로 살든 그대로 살든 주어진 시간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숙명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다시 새겨보게 되는 경구다. 



PS.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 일품...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유장한 연출력 일품...

근데 보는 분에 따라선 꽤 지루할 수도 있으니 관람엔 주의 요망...


2009.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