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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 구원은 없다

당나귀 발타자르
감독 로베르 브레송 (1966 / 스웨덴,프랑스)
출연 안느 비아젬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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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발타자르'는 말 그대로 '발타자르'라 불리는 당나귀가 주인공이다.

솔직히 이 영화는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본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익히 보아왔던 상업영화의 이야기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끼 '발타자르'가 나이가 들자

인간은 불에 달군 편자를 발굽에 박고 재갈을 물렸다.

 

이러저러한 연유로 발타자르의 주인이 바뀌지만

모진 고초와 학대는 변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발타자르가 안식을 얻는 때는 죽어서이다.

 

스포일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엔딩을 따라가 본다.

 

 

    위의 사진은 총에 맞은 발타자르가 쓰러져가는 모습이다. 등 위의 자루에는 담배며 화장품, 금화 등 밀수품

들이 들어있다.

 

 

발타자르는 평생 자신에게 못된 짓만 골라 했던 동네 패거리들에게 다시 끌려간다.

이 패거리들은 발타자르를 이용해 밀수를 한다.

국경 근처에서 총소리에 놀란 패거리들이 도망을 가고

발타자르는 혼자 남는다.

 

아침이 밝아오고 멀리서 양떼들이 몰려온다.

들판으로 나온 발타자르는 총에 맞아 있었다.

 

발타자르에 놀란 양치기 개들은 짖어대고

영문을 모르는지 양들은 발타자르 주위를 둥글게 에워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떠나간다.

 

그리고 발타자르는 고개를 떨구고 눕는다.

 

 

......

 

 

영화는 종교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물며 구원이나 영혼이라는 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발타자르의 '최후'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깊은 여운이 종래 가시지 않는 것인가?

 

 

발타자르가 짊어진 자루에 들어있는 인간의 욕망덩이들

저만 살겠다고 발타자르를 내팽개치고 도망간 추악한 패거리들

죽어가는 발타자르에게 짖어대는 양치기 개들

'뭔일이 났나?'며 발타자르 주변을 맴돌다가 떠나가는 양떼들

 

 

 

PS. 브레송에게 경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