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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서 마법으로

깨달음을 찾는 그대에게


누군가 깨달음에 대해 물어온다.

 

"......"

 

 

난 한동안 말이 없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이런 말없음으로라도

그가 무언가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깨달음이 뭐지?' 

난 속으로 채근한다.

'뭐더라...? ㅎㅎ'

 

그러는 사이 침묵이 흘렀다.

잠깐의 침묵이지만

그것이 길어지면 분위기는 엉뚱하게 흐를 수가 있다.

그래서 이제 무언가라도 얘기해 줄 때가 온다. 

 

 

어쩌면 ...

지금 이 순간 그에게 주는 

무어라도 깨달음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일지언정

어슷비슷 깨달음이라 지칭되는 개념에

줄을 대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에게 준 그것이

깨달음을 정의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질문을 한 그의 몫이다.

 

어찌됐든 나는 그 순간을 모면한다. ㅎㅎㅎ

 

 

......

 

 

 

그런데 이제 기회가 된다면

이런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깨달음'은 ... 

...

...

 

자신을 놓아주는 것이라고 ...

 

 

 

자, 쥐고 있던 것을 놓아 보세요.

 

약간은 두려울 거에요.

그것을 놓으리라고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쥐기 전엔

그것을 놓은 ...

더 정확하게는 ...

붙잡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러니 괜찮아요.

고작해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뿐이에요.

 

그것을 붙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세요.

이제 더 이상 그런 모습이 필요하지 않음을 알아차리세요.

 

'깨달음'은

그렇게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에요.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속박하지 않습니다.

당신 스스로가 얽어놓은 멍에를 내려놓으면 되는 거에요.

 

 

 

.

 

 

 

 

쉽지 않나요?

 

그렇군요.

조금은 겁이 나실 거에요.

 

손을 놓고선 혼자 걸어가야 하니까요.

 

 

그렇더라도 언제까지나 그걸 쥐고 있을 수는 없어요.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듯

이제 서서히 손을 떼고

한 걸음을 내어 보는 거에요.

 

 

넘어질 거라고요...?

 

물론 넘어지겠죠.

 

 

그렇더라도 이제 그것은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놓은 후부터 이제 당신의 길이 시작됐습니다.

 

 

그래도 싫다고요...?

 

그러세요. 그럼...

 

괜찮아요.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언제고 쥐고 있던 것을 놓아 보겠다는 꿈을

잊지는 마세요.

 

당신 곁에

당신이 비로소 혼자서 걷는 것을 축하할려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함께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언제까지나 ...  

 

 2009.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