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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서 마법으로

시즌 2: 빨리 깨닫는 방법 2


서론이 길었는데, 사실 서론이 긴 거치고
제대로 된 게 없다는 속설이 그냥 있는 거 아닌 바에

이번 시즌2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는
뱀의 꼬리일 망정

나름 쓸 데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각설하고,
서론에서 에고의 속성에 대해 자질구레 토를 단 것은

그만큼 이번 시즌2는 에고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 까닭이다.

 

수행은 명상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를 주장하는 에고에게 조복을 받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다음처럼 크게 나눌 수 있다.

 

먼저, 자신이 무지했음을 통렬히 뉘우친다.

명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바른 수행법을 만나 익힌다.

 

수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힘을 기른다.
그 힘을 바탕으로 '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그것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그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그것의 작동방식, 속성을 이해한다.
사실 수행을 통해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고요와 평화가 찾아오는 '그 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앞 글에서 준비라 함은
위에서 언급한 수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단계에 이른 것을 말한다.

 

이렇게 준비가 되었어도
에고의 실체를 파악하고 에고가 떨어져나가게 하기 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가 <시즌2 : 빨리 깨닫는 방법>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내면을 들여다 보면

생활 속에서 순간 순간 마다
싫어하는 마음을 내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내는

'나'를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럼 관건인 이' 나'는 어떻게 하면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을 것인가?

 

...

 

'자기 합리화'를 멈추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핑계, 변명, 자기 방어를 멈추는 것이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핑계를 대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변명으로 혹은 비아냥으로 쓰이고 있다.

 

이제 이 '핑계'를 의식적으로라도 멈춰보자.

그리고 내면을 지켜보자.

 

처음엔 힘들 것이다.

내면의 '나'는 무수히 많은 말을 할 것이다.

 

그 말들은 두려움에서 나온 것들이다.
에고의 작동 방식 중에 가장 뿌리 깊은 것이

이 '자기 합리화'다.

 

잘 지켜보면, 에고는 심지어 '자기 합리화'를 멈춘다는 명목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생활하면서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기 합리화', 특히 미세한 '자기 합리화'까지 잡아내어

아, 내가 지금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를 멈추면
분하고, 피해를 보는 것 같기에

'자기 합리화'의 유혹을 넘어서기는 쉽지가 않다.

 

에고는 당장 이렇게 외칠 것이다.
'다른 건 다 좋아. 그러나 오해는 풀어야 하지 않아?'

깨닫고 싶지 않다면, 일부러 이런 유혹을 외면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너무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이때가 기회다.

 

이때야말로, 에고가 자신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자, 이 순간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낱낱히 지켜보자.

 

에고의 백기 투항은 얼마 안남았다.

그러나 경계하라.

 

의기양양 하는 순간마저도 에고의 숨통을

틔워주는 순간이다.

 

의기양양으로 돌아서는 그 순간에도 경계를 놓치지 않고

'지금 자만이 꿈틀거리는구나'하며 에고의 준동을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라는 에고의 최후의 자기 방어가 무너져도
에고는 비굴할 정도로 얼굴을 바꿔가며

전복의 틈을 노린다.

 

이런 미세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에고를 알아차려가면

머지않아 에고는 쿠데타 기도를 단념하게 된다.

이때가 해방감이 찾아오는 순간이다.

 

썰물이 빠져나가듯 무언가가

쓸려내려갔다.

 

구하던 자는 보이지 않는다.

 

무얼 해야 할지 어리 벙벙하다.

 

그러나, 곧 내면에 피어난

고요를 볼 것이다.

 

고요는 없던 것이 나타난 것이 아니다.

에고에 의해 가리워져 있던 것이 나타난 것이다.

 

세상은 요란하고 시끄럽지만

피어난 그 고요는 여전할 것이다.

 

그리고 잊지말고 챙기기 하나,

여기서 멈추지 말고

에고의 코를 꿰어 코뚜레를 틀어쥔다.

 

이랴... 이놈봐라... 허허

......

 

세상은 그대론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것이 지금 여기가 천국이 되는 순간이다.

이것이 비극이 마법이 되는 순간의 연금술이다.

 

어떤가요?

밑져야 본전 아닌가요?

 

2008.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