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올린 '죽음'에 대한 질문 2가지에 대한 답을 바로 쓸려다가
조금 뜸을 들였다.
'영혼의 존재' 여부도 증명하지 못하는 바에
'죽음'에 대한 어떠한 유추도 가설 이상이 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한 설득력 있는
어떤 설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이견이 별로 없을 듯한 상식적인 선에서의 정황 논리로
'죽음'에 다가 가보자는 것이다.
이전 글의 <'죽음'에 대한 2가지 질문>은
그런 의미에서 쓰여진 것이다.
그럼, 첫번째 질문
죽음이 일어날 때, 육체에서 사라진 것(호흡이나 의식, 따뜻함 등등)은
무한한 우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일단, 간단한 답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가 되겠다.
이것은 수학으로 '무한 빼기 1은?'의 답이 무한 (무한-1=무한)으로 되는 것과 같다.
위에서처럼 수학적으로 이해할려고 노력하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답을 얻는 것이 무리는 아니지 싶다.
실제가 그렇다면, 우리는 더 논의할 게 별로 없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죽어봐야 확인 가능할 것이다. 진짜 그렇다면 그때가서 '아, 그렇구나' 하면 될 일!!)
그런데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무언가 한가지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그 하나가 사라지기 전의 우주와 같을까?
무한의 속성상 우주는 그 바깥 경계가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이 사라진 후의 우주는
어떤 하나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기존의 무한한 우주와는 상이할 것이다.
이것은 수학연산에서의 1이라는 숫자의 차감이 아니라
존재하던 어떤 것이 사라진 우주라는 실존의 차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주에서
존재하던 어떤 것이 - 그것이 존재조차 미미한 티끌 하나라해도- 존재하지 않게 되면
무한한 우주의 존재감은 훼손될 것이다.
그러니 우주가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서는
티끌 하나라도 사라져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다.
우주의 입장에서 역으로 생각하면
우주는 자신의 무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것이 사라지기 위해 무한한 우주 공간 안에 있지 않게 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의 경계를 무한히 확장하는 수 밖에 없다.
(수학 연산을 뺀) 어떤 경우를 상정해도 정황상
어떤 것이 우주 바깥으로 나가게 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무한한 우주에게 불가능이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요 재밌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추론으로 보면
'죽음'에서 일어난 결과로 어떤 것이 육체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그것이 우주 안에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됐다.
뭐 이런 정도의 유추는 '질량 불변의 법칙'이나 '에너지 불변의 법칙'과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것이라 받아들이는데에 거부감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든 이 지점에서 그것이 설사 '죽음'이라 하더라도
사라지는 그 무언가는 내가 있는 이 우주와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중요한 전제를 확보했다.
(계속...)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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